현진건은 집안에 침입한 어설픈 도둑과 그를 마주한 지식인 ‘나’의 대면을 통해, 단순한 선악 그 이상의 서사를 완성했다.
작품 속 도둑은 생존의 벼랑 끝에서 어쩔 수 없이 남의 집 담을 넘은 평범한 이웃으로, 그의 서툰 몸짓과 뒤늦은 후회는 당시 민중들이 겪어야 했던 처참한 현실을 여실히 대변한다. 그를 바라보는 지식인 주인공 역시 단순한 피해자에 머물지 않고, 지식인으로서 느끼는 무력감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에 대한 깊은 유대감을 투영한다.
이 소설은 현진건 특유의 간결하고 절제된 문체로 일제강점기 시대상을 생생하게 복원해 냈다. 제목에 담긴 역설적인 의미를 따라, 100년 전 서투른 도둑이 남긴 근대사의 아픈 단면과 마주해 보길 바란다.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