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7월 24일, 조선중앙일보 지면에 전례 없는 시가 등장했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띄어쓰기도 제대로 되지 않은 문장들, 거꾸로 뒤집힌 숫자판, 도무지 의미를 알 수 없는 기호와 용어들. 독자들은 분노했다.
“이따위 시를 실을 거면 폐간하라”는 항의 전화와 편지가 빗발쳤다. 30편을 계획했던 연재는 15편 만에 중단되었다.
시간이 흘러 오늘날, 이상의 『오감도』는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시대가 이상을 따라잡은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비로소 이상이 보았던 세계를 이해한 것일까?
당대 시의 질서를 파괴한 이상의 대표작, 『오감도』
아직도 그의 시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시의 형식을 해체하고 띄어쓰기를 거부하고 상형시를 도입하고 숫자와 기호로 시를 구성한 이상의 무의식의 세계를 경험해보길 바란다.
- 이 시집은 작가의 의도를 보존하기 위해 원문을 그대로 실었으며,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현대어 버전을 함께 수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