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자전적 단편 소설, 빈처.
‘빈처'는 가난에 시달리며 고생하는 아내라는 뜻이다.
가난은 인간의 인격을 시험하는 잔혹한 무대를 만든다. 먹을 것조차 모자란 현실에서도 사람은 체면을 지키려 애쓴다. 게다가 스스로 가치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자존심과 현실은 눈물에도 쉽게 찢어지는 얇은 종이와도 같다.
종이 위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젊은 작가의 삶은 늘 변명과 다짐으로 얼룩진다. 그 옆에는 그런 모습을 잠잠히 바라보는 아내가 있다.
세상은 그들의 이름을 알고 싶어하지도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모든 청춘의 고민이, 모든 부부의 침묵이, 그리고 인간의 끝없는 자존심이 숨어 있다.
이 이야기는 그날의 좁은 방, 희미한 등불 아래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