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간도 빼허(白河), 백두산 서북편 한 귀퉁이.
그곳은 조선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찾아드는 곳이었다.
1920년대, 일제의 수탈을 피해 국경을 넘어야 했던 조선인들에게 간도는 또 다른 절망이었다. 소작료를 내지 못하면 매를 맞았고, 빚을 갚지 못하면 가족이 흩어졌다. 굶주림과 추위, 그리고 끝없는 모욕.
가난은 사람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간다. 사랑하는 것들을, 존엄을, 그리고 인간성까지.
최서해는 자신이 직접 겪은 간도 유민의 비참한 삶을 이 작품에 담았다. 가난이 어떻게 사람을 짐승처럼 만드는지, 짓밟힌 자의 분노가 어떻게 붉은 불꽃으로 타오르는지.
지금부터 한 시대가 외면한 절규를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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