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곧 운명이었던 시대,
한 여인의 비극으로 흐르는 혼탁한 강물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자본주의 욕망이 소용돌이치던 군산 항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채만식의 대표작 《탁류》는 제목처럼 혼탁하고 더러운 시대를 가감 없이 그려낸 걸작이다.
이 소설은 아버지 정 주사의 투기(미두장) 실패와 그가 짊어진 빚 때문에 팔려가듯 결혼하는 딸 초봉의 기구한 삶을 따라간다.
그녀의 수난은 단순히 한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식민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구조적 폭력 아래에서, 돈의 힘 앞에 무너져 내린 인간성의 파멸을 보여준다.

채만식은 이 작품에서 누구도 낭만화하지 않는다. 미두장과 같은 투기 광풍, 양심을 져버린 지식인들, 돈에 의해 좌우되는 모든 인간관계를 냉소적이고 풍자적인 문체로 그려낸다.
또한 시대의 부패함과 인간 본성의 나약함을 '탁한 강물(濁流)’에 투영한다.
이 혼탁한 강물은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돈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
"구조가 썩었을 때 개인의 선택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탁류》는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 안에서 흐르고 있는 변치 않는 인간의 욕망과 시대의 부패함을 되돌아보게 한다.
당신의 눈앞에 펼쳐질 1930년대의 강물 속에서, 오늘날 우리의 얼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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