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한 인간의 삶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까.
김동인의 「감자」는 선택이라고 부르기조차 힘든 선택을 반복해야 했던 한 여인의 삶을 응시한다.
주인공 복녀는 생존 때문에 움직이는 인물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기에, 무엇이든 내주어야 했고, 그 대가로 받은 것은 상처와 공포뿐이었다. 김동인은 그런 복녀의 삶을 동정이나 미화 없이 담담하게 사실적으로 그린다.
이 작품의 힘은 바로 그 냉정함에 있다. 「감자」는 한 개인의 나락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실은 그 나락을 만든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다.
어둡고 모진 길 끝에서, 한 시대가 인간에게 부과했던 잔인한 무게를 마주해 보길 바란다.